며칠 후면 어두운 세상을 밝히기 위해 이 땅에 빛으로 오신 평화의 사자 예수그리스도의 탄신일인 크리스마스입니다. 지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적인 상황에 놓인 국내 상황과 남북관계가 소통과 화해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평화의 사자이신 예수님께서 역사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2016년이 막을 내리고 2017년을 맞으며 우리는 많은 연말연시 모임을 가지게 됩니다. 기분 좋게 좋은 뜻으로 모인 친지들이 술을 과하게 마시고 서로 싸우고 원수처럼 헤어지고 타인에게 해를 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겠습니다.

  유태인은 '술을 한 잔 마시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두 잔 마시면 품위를 잃고, 세 잔 마시면 부도덕해지고, 넉 잔 째는 자멸한다' 하여 한 잔 이상의 술을 마시지 말라 교육한다고 합니다.


  금년 4월 한국과 미국 경찰이 미국 뉴욕과 뉴저지 한인 성매매업소에 대한 첫 합동 단속을 벌여 업주와 광고사이트 운영자 등 수십 명을 검거했다고 합니다. 그 지역 외에도 로스앤젤레스·애틀랜타 · 해리스카운티 등 미국 내 한인 밀집지역에서는 어김없이 한인 성매매업소가 판을 쳐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고, 호주·일본 등 다른 국가에서도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1인당 소득이 3만달러가 넘어선 한국이 여전히 해외에서 '성매매 여성 수출국'의 오명(汚名)을 벗지 못하며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여성들이 해외로 나가 성(性)을 파는 것은 무엇보다 '수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교민들뿐 아니라 일부 한국기업 주재원, 출장자, 관광객 등이 원정 성매매 여성들의 '고객'입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정재원 박사는 "해외 성매매는 한국 사회의 잘못된 술 문화에 익숙한 남성들이 해외에 가서도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곳을 찾고, 이러한 수요로 여성들이 원정 성매매까지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여성가족부의 “2008 성문화 의식 및 실태보고 조사서”에 따르면 성매매를 한 사람의 54.4%는 술자리서 어울리다가 성매매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리의 술 문화는 나라 밖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음주가 장애 아닌 자랑거리가 되는 사회


  우리나라는 아직도 사회적인 통념이 특히 남자의 경우 웬만한 음주 정도는 별로 문제 삼지 않거나 아니면 '사회생활 하려면 남자가 술은 좀 먹어야지' 하는 관대한 음주정서가 지배적이어서 남성의 음주를 문제 삼지 않는 문화입니다. 남성 중심의 응원이나 강압적인 술 문화는 여전히 남아있고,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도 남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남자들만의 세계에서는 주량이 그 사람의 덕망과 능력, 사회적 성공까지 평가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기도 하니 문제입니다. 거기다가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 참여도가 높아지고 기존의 사회적 가치관이 개방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여성의 음주가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술을 마시는 여자가 더 인기 있고, 사교성이 있고, 술을 남자들과 함께 마시는 것이 능력으로 평가되기도 해서, 한 여성공무원은 여성이기 때문에 진급에서 누락된 것이 너무 화가 나서 상사에게 찾아가 내가 진급 못할 이유가 무엇이냐며 “내가 술을 마시지 못합니까, 왜 내가 진급에서 누락되어야 합니까?” 따졌다는 이야기를 TV프로그램에서 할 정도로 남녀를 불문하고 사회생활을 하는데 술을 잘 마시는 것이 장애요건이 아니고 오히려 자랑거리가 될 정도로 되어 있는 나라는 문명국 중 우리나라뿐일 것입니다.


  국회의원, 판․검사, 기자 등 이른바 '사회 고위층', 유명연예인들의 '음주 사건․사고'


  최근에 국회의원, 판․검사, 공무원, 기자 등 이른바 '사회 고위층', 유명 연예인들의 '음주 사건․사고'가 잇따라 일어났습니다. 술을 마시지 않았으면 절대 그런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위에서 주장하는 일부 국회의원이 성추행을 하고, 성희롱과 폭력을 행사하고, 법을 집행하는 현직검사와 판사가 성추행·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후 도주하고, 입법-사법-행정부-기자들이 술과 향응을 받고, 유명연예인들이 성추행 ·성매매로 수사대상이 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후 그 모든 것을 술 탓이라며 자기변호를 하면 그것을 일부 수용하는 사회분위기는 취중 행동에 관대한 가부장제문화의 유산인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음주문화 때문입니다.


  음주 폐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연간 24조


  술 문제 하면 통상 우리는 알코올중독자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술 문제는 모든 사회문제 속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신문을 들춰보면 사회면에 나타나는 거의 모든 주요 사고와 질병의 이면에는 술이 관계되어 있습니다. 교통사고, 익사사고, 작업 안전사고, 강간, 살인, 폭행, 자살, 성범죄, 아동학대, 가정폭력 등의 사고들 가운데 상당 부분이 술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은 사람이 살아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건강을 손상시킵니다. 간 질환, 위병, 구강암이나 유방암 등의 각종 암, 치매, 골다공증 등 질병도 술과 관련된 경우가 많습니다. 관대한 음주문화가 범죄를 양산하고 국민의 건강을 해하여 그로 인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연간 24조원 이상이 들어가는 현실입니다.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된 결과에 의하면 술에 취하면 뇌도, 혈관도, 뱃속의 태아도 술에 취하고, 술 취한 정자는 흐느적거리기만 하고, 술독에 빠진 정자는 72시간이나 취해있었습니다. 여성이 술을 마실 경우 위궤양이나 간염 같은 만성 질환에 걸릴 확률이 술을 안 마실 때보다 4배 이상 높고, 산모가 술을 마시면 아기의 지능 발달에 치명적 악영향을 미치고, 매일 음주자의 경우 유방암의 발생위험도 높습니다. 남성은 10년 동안 매일같이 음주했을 경우 급성 알코올성 간염으로 시작하여 만성 알코올성 간염을 거쳐 간경화증, 간암으로 끝이 나게 됩니다. 흡연의 폐암발생에 도화선 역할을 하는 것이 음주로, 알코올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악화시켜 담배연기가 폐 점막에 미치는 피해를 배가시킨다 합니다.

 

  술을 마시면 자신에 대한 자제력을 잃기 쉽고 공격적이고 충동적이어서 즉흥적인 판단을 쉽게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폭력이나 범죄에 관련될 위험이 높습니다. 한 조사에 의하면 살인범 중 72.5%가 살인 당시 술을 마신 상태이었으며 남자 살인범의 42.3%, 여자 살인범은 12.6%가 기억을 못할 정도로 취한 상태였습니다. 성폭력의 경우에는 가해자의 50%, 피해자의 31%가 사건 직전에 술을 마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법원이 주취폭력(주폭·酒暴)에 대한 양형기준을 새롭게 마련했으며, 보건복지부는 음주로 인한 사회경제적 해악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차원에서 입법화를 추진하고, 술 광고에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다'는 내용의 경고 문구를 표기하도록 하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시설, 야외광고물 등에서 술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30년 전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지금의 두 배인 80%였고, 담배가 회충을 죽인다거나, 참는 것보다는 피우는 것이 스트레스가 풀려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런 잘못된 생각과 태도들이 바로잡힌 것은 미디어를 이용한 공익광고의 힘이 컸습니다. 이제는 알코올 문제도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현재 TV 등 매스컴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사라진 대신 그 자리에 술을 마시는 장면이 차지하고 있고, ‘혼술’을 주제로 드라마까지 나왔습니다.

   TV 드라마 또는 멋진 우상인 연예인들이 술 광고 모델로 나오고, 공중파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자연스럽게 술버릇과 술주정한 경험을 얘기하고, 그런 모습에 방청객이 박수 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본 청소년들은 성공과 재미에 술이 필연적이라는 인식을 갖게 됩니다.


  주류 광고와 판매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규제정책의 시행뿐 아니라 알코올로 인한 피해를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워야 할 시기입니다. 국민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들이 주류 광고가 아닌 음주문화 바꾸기 운동이나 공익광고에 자주 등장하기를 기대합니다.


   1인당 소득 3만달러가 넘어선 한국의 명예를 회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가정의 파탄을 막고, 다음 세대를 책임질 청소년들을 건전한 환경에서 자라게 하려면 우리의 음주, 회식 문화를 개선하고, 술 접대 문화가 없어져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앞장서서 공직자들의 술집 안가기 운동을 전개하고 여자가 서비스하는 술집에 출입하는 공직자를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첫 단계로서 지금 당장 연말연시 모임에서부터 돈 보다 귀한 나와 내 가족, 이웃, 우리 국민 모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절주운동, 술 한 잔만 마시기 및 회식문화 개선운동, 술 권하지 않기, 술 따라주지 않기, 술 주거니 받거니 하지않기 운동을 우리사회 지도자급에 있는 인사들, 정부, 매스컴 관계자 그리고 우리 여성들이 앞장서서 펼쳐야 하겠습니다.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원장   양 정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