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독립국 맞나요?


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양정자 원장


만물이 소생하는 봄입니다. 꽁꽁 얼었던 대지에서 파랗게 싹이 돋아나고 메말랐던 나뭇가지에도 새 잎이 자라납니다. 우리 국가와 국민 한분 한분 모두에게 봄의 축복이 일어나기를 기원 드립니다.


2018 동계평창올림픽 참가를 주저하는 각국의 걱정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남북한의 국가대표 단일팀을 구성한 평화올림픽 성공적 개최, 뒤이어 4월 28일, 5월 26일 남북한 판문점 정상회담 개최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발판을 깔아주어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 평양 방문, 9월 19일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한 남북공동합의문 발표, 2019년 2월 28일 하노이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전개 과정을 보면서 뒤이어 한반도에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고, 평화협정을 맺고, 우리나라도 만물이 소생하는 봄처럼 평화통일을 이루어 우리의 후손들에게 통일국가를 물려주어 한반도가 세계 평화의 장으로 될 수 있으라는 희망으로 가슴이 벅찬 몇 개월을 보낸 국민은 저 혼자만이 아닐 것입니다.


올해는 경술국치-109주년, 3.1절-100주년, 광복-74주년, 정부 수립-71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침략국이요 패전국인 일본은 현재 경제 강대국이 되어 패전국으로서의 수치를 깨끗이 잊고 번영을 구가하며 세계에 영향력 있는 국가로 부상했습니다. 또한 세계를 전쟁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죄로 분단의 아픔을 당해야 했던 독일도 통일을 했습니다.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던 소련도 국민의 행복과 양질의 삶을 위해서 공산주의를 포기하고 자유경제를 채택하여 미국과 적대관계를 해소하고 서로가 협조하는 관계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침략국도 아니요, 양대 이데올로기의 발생지도 아닌 우리나라만이 타국의 이해관계와 이념의 문제로 인해서 아무런 죄도 없이 타의에 의해 남 ․ 북한으로 나뉘어 현재에는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분단국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1945년 광복 이후, 우리는 눈부신 성취의 역사를 이루어냈으나 분단과 전쟁을 겪어낸 반쪽의 성공이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71년의 간격이 체제의 차이를 현격하게 만들어 남북한 사이의 이질성을 심화시키고 적대의식까지 심어 놓은 것은 사실이나, 그 모든 것은 분단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복과 6·25를 겪으며 북한을 떠나 남쪽으로 내려온 500만 실향민, 이제는 고향을 떠나 4대로 이어가며 남쪽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애절한 향수는 곧 우리 모두의 아픔이며 아쉬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의 2,500만 동포들의 운명은 어찌할 것인가. 인간의 자유를 강조하면 할수록 답답함이 더해가는 대목입니다.


현재 세계의 분위기는 이념논쟁이나 적대보다는 평화를 통한 공존의 시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안팎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21세기 정보화시대의 도래 등은 남북한으로 하여금 더 이상 냉전의 잔재 위에 머무를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내외로 우리의 통일을 이루기 위해 이제까지 없었던 이런 호기회를 소모적인 논쟁으로 놓치는 우를 범한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큰 죄인이 될 것입니다. 분단은 우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남의 손에 의하여 되었지만 통일만은 우리의 손으로 이루어야 합니다.


지금 2019년 한반도 정세는 우리에게 대한제국 멸망비극과 해방 후 친탁․반탁으로 인한 분단의 역사적 교훈을 되새김질하도록 강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비극의 역사를 다시 꺼내어 곱씹고 또 곱씹도록 말입니다. 109년 전 대한제국이 멸망하게 된 비극의 역사를 다시 반복할 것인가? 그 비극으로 일제의 지배 속에 35년 동안 주권이 침탈당하고 해방과 동시에 한반도가 남과 북으로 분단되고 오늘날까지 전쟁의 긴장 속에서 벗어나기 힘들 정도로 외세의 부침에 시달리고 살아야만 할까? 현 시점에서 결론은 명백한 것입니다. 이는 곧 지금 우리 모두가 과거 대한제국과 달리 한반도 운명을 외세에 의존하기보다도 최대한의 지혜와 힘을 모아 스스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는 사실입니다.



대한민국 독립국 맞나요?


대한민국은 현재 GNP 세계 순위 11위인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독립국가입니다. 독립국가 국민으로써 국내는 물론이요 세계 어느 곳에서도 자기의 의견을 자유로이 발표할 수 있습니다. 왜 종전선언, 평화협정에 있어 당사자인 남북이 주체가 되지 않고, 조정자·중재자의 역할을 해야 할 미국이 주체가 되어야 하는지……. 남·북한 우리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문제를 제기할 때 세계의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의 의사를 발표하는 모임에서 태극기와 함께 성조기를 드는 대한민국 국민이 존재하는 한 외세에 의존하는 지난 비극의 역사는 연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느 나라가 우리 국민보다 우리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간절히 바랄까요? 일본, 중국, 미국…….


1989년 한국을 방문한 빌리 브란트 전 서독총리는 한국은 침략국이 아니기 때문에 10년 안에 통일될 수 있지만, 침략국인 독일의 경우는 주변의 강대국들이 독일의 통일을 원치 않아 통일이 쉽게 안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우리보다 통일이 어려울 거라던 독일이 통일이 되었습니다. 독일은 스스로 최선의 노력을 다 했습니다. 그들은 남이 알게 모르게 동쪽의 민족에게 끝없이 베풀며 교류를 증대시키고 민족공동체의식을 일깨웠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서독의 무한의 사랑에 동독이 손을 들고 만 것입니다.


국내에 있을 때에는 별로 애국심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도 외국에 나가면 애국자가 된다고 합니다. 그게 사실임을 저도 실감했습니다. 1983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 미국 L.A.지부에 자문위원으로 체재하고 있는 동안 그곳 뉴스를 크게 장식했던 ‘소련 항공에서 대한항공 격추’에 관한 보도를 보면서 가슴 아팠던 사연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당시 캘리포니아 자기 목장에서 휴가 중이던 레이건 대통령이 그 비행기에 자국 국민이 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을 때에 대처하는 태도와 자국의 상원의원 1명이 탑승했고, 미국인 몇 사람이 탑승했다는 사실을 안 후, 1시간 사이에 달라지는 태도를 텔레비전 화면을 통해 보면서 느꼈던 그때의 배신감과 분노는 지금도 표현할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타국의 이익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타국민보다 자국민의 권익을 우선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레이건 대통령의 대처모습에 왜 그토록 강한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는지…….


6.25전쟁 발발시 우리나라를 돕기 위해 달려온 미국은 우리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우리나라를 도와주는 나라라는 생각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잠재의식에 들어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 우리 통일 또한 미국이 도와주어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하고, 우리 스스로가 노력해야만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릅니다.



남북평화통일에 따른 이점


2월 2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사망 통계는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특히 지난해 한 여자가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0.98명으로 역대 최저였던 전년 출산율 1.05명 보다 낮아졌습니다. 조만간 인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이보다 우리 미래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현안도 없습니다.


막대한 통일비용에 대한 부담은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키고 통일을 금기시하는 분위기까지 만들었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통일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계속 줄어들고 ‘통일이 필요없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예 무관심하거나 통일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남한 국민이 북한 주민을 먹여살려야 한다”, “통일이 되면 남북한이 모두 망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통일에 대한 공포를 불러왔습니다.


북한경제의 흡수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북한 경제를 남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때 드는 비용을 추산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통일비용이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통일비용은 30년이건 50년이건 지출만 하면 끝나지만 편익은 한반도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발생한다”며 “통일로 인한 편익이 비용보다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분단 상태로 인해 치러야 하는 ‘분단비용’, 국방비, 군수관계, 경찰 및 치안, 재외공관 유지비, 외교, 국경관리비, 국방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다른 곳에 활용하는 것 등을 감안하면 통일이 훨씬 많은 기회를 가져줄 것입니다. 또한 통일한국의 인구는 8,000만명으로 내수시장 규모가 커지고, 북한의 지하자원, 중국 노동력보다 더 싸고 질 좋은 북한 노동력에 남한과 외국기업의 투자 예상, 서독이 동독에 돈 퍼붓는 형식이 아닌 남한이 북한에 투자하는 형식, 통일 후 섬나라나 다름없던 한국이 대륙과 연결돼 지리적 한계도 극복하게 됩니다.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등 무형의 편익도 엄청납니다. 독일 통일을 교훈삼아 시행착오를 줄이면 적은 비용으로도 통일을 관리할 수 있습니다.



분단은 남의 뜻으로 되었지만 통일은 우리 손으로 이루어야

우리 국민이 뜻을 하나로 모아 종전선언, 평화협정, 평화통일을 할 수 있도록 국내외에 압력 가해야


우리는 위정자들의 근시안적인 안목이 국가안보를 부실하게 하였고, 한반도가 강대국 간 거래와 협상의 먹잇감으로 전락해 반세기 이상 분단국가의 아픔을 겪는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향후 통합된 국가가 될 지, 분단국가로 남을지, 아니면 소멸의 운명을 맞이하는 국가가 될 것인지는 정책 결정자, 학자 그리고 온 국민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역사를 빼앗긴 국가가 잘 되는 예는 역사상 한 번도 없었습니다.


우리 국민이 뜻을 하나로 모아 종전선언, 평화협정, 통일을 이루도록 국내외에 압력을 가한다면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내에서나 외국에서 내놓고 우리나라의 종전선언, 평화협정, 평화통일을 지연시키지는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한 번도 남을 침범한 적이 없는 국민입니다. 우리가 세계의 유일한 분단국의 국민으로 남아 벌을 받아야 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 국민은 통일국가에서 살 자격이 있는 국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