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에게 통일국가를 유산으로 남겨줍시다


- 무력침략, 경제침략보다 더 무서운 사상침략 -


                                          양 정 자/법학박사(대한가정법률복지상담원 원장)


  무덥고 숨이 턱턱 막히던 여름이 가고, 하늘은 한없이 높고 푸르고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결실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우리 국가와 국민 한분 한분 모두에게 그동안 답답하던 모든 문제가 가을의 하늘처럼 청명하게 모두 풀리고 좋은 결실이 있기를 기원드립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주저한 각국의 걱정을 한꺼번에 날려버린 남북한 국가대표 단일팀 구성 및 평화올림픽의 성공적 개최, 뒤이은 4월 28일, 5월 26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이 발판이 된 6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9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 9월 19일 한반도 전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위협을 없애기로 합의한 남북공동합의문 발표, 2019년 2월 28일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6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깜짝 회동까지 그 전개 과정을 보면서 뒤이어 한반도에 종전이 선언되고, 평화협정을 맺은 후 우리나라도 결실의 가을처럼 평화통일을 이루어, 우리의 후손들에게 통일국가를 물려주어 한반도가 세계 평화의 장이 되리라는 희망으로 가슴 벅찬 시간을 보내고 있는 국민은 저 혼자만이 아닐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의 희망이 현실로 한발씩 다가가는 과정을 보면서 남북이 뜻을 모아 하나가 되어 평화통일을 이루면 우리의 후손들은 선조들처럼 강대국들의 눈치를 보고 강대국 중 어느 한편에 의존해야만 존립할 수 있다며 우리끼리 서로 싸우면서 힘을 소진시키며 살지 않고, 당당하게 자주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금 우리 모두가 한반도 운명을 외세에 의존하기보다도 최대한의 지혜와 힘을 모아 스스로 행동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본의 한일수출규제, 우리나라의 지소미아 종료결정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타국의 이익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타국민보다 자국민의 권익을 우선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을, 한반도의 운명을 외세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재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우리나라 대법원이 위안부 강제동원,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치됐던 기업을 상대로 위자료 지급을 명령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자 일본은 그 보복으로 반도체 제조 부품 등 3가지 품목을 수출규제하고, 수출허가 신청면제 대상국가(백색국가)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했습니다. 현재는 강제징용 유죄판결로 인한 보복조치라고 하지만 이는 궁극적인 목표의 일부에 불과하고,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는 일본 경제가 풀리지 않자 국민들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고 나아가 개헌을 한 후 전쟁 가능한 국가로 탈바꿈하여 다시금 전체주의, 국수주의 국가로 나가기 위한 속셈이라는 평가입니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에게 해결해야 하는 경제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 소재든 부품이든 장비든 절대적 비중으로 의존하는 일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개선해야 합니다. 세계 무역질서가 자국이기주의로 방향을 선호한 상태에서 이같은 편중적 대외의존 구조는 언제든 힘든 일을 당할 수 있는 빌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산화와 수입선 다양화는 경제안보 차원에서 강력하게 추진되어야 합니다.


  2016년 국민들의 엄청난 반대를 무릅쓰고 독도방어훈련까지 미루며 급히 체결한, 한·일 양국군이 군사기밀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맺는 협정인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2016년 11월 23일 ~ 2019년 11월 22일 (3년))은 더 이상의 연장하지 않고 협정을 종료하게 됩니다. 파기가 아니고 기간이 만료되는대로 종료하는 것이기에 올해 11월까지 이 협정은 유지되며, 결정이 번복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소미아 종료일인 11월 22일이 아직 3개월 정도 남았으니 그 기간 동안 타개책을 찾아 일본이 부당한 조치를 철회하고 원상회복하면, 우리도 지소미아 종료를 재검토 할 수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던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우려와 실망을 표시하고, 8월 25~26일 실시한 독도방어훈련을 두고 “사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하고 독도영유권에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보면서 1882년(고종 19년) 조선과 미국간에 체결된 국교와 통상을 목적으로 한 조미수호통상조약(전문 14개조로 구성된 조약의 제1조는 “제3국이 한쪽 정부에 부당하게 또는 억압적으로 행동할 때에는 다른 한쪽 정부는 원만한 타결을 위해 주선을 한다.”)을 믿고, 미국이 원만한 타결을 위해 주선해주리라 믿고 있던 우리나라를 배신하고, 1905년 7월 29일 미 육군장관 태프트와 일본 수상 가쓰라가 맺은 ‘미국이 필리핀을 통치하되 일본은 필리핀을 침략하지 않고, 미국은 일본이 조선을 보호국으로 삼는 것에 대해 승인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가쓰라-태프트 비밀협약이 떠올랐습니다. 그 후 미국은 일본의 조선침략을 단순히 묵인만 한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어느 나라든 타국의 이익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타국민보다 자국민의 권익을 우선하는 게 당연한 일입니다. 미국은 여론에 약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는 70년 전의 약소국가가 아닙니다. 우리가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당당하게 나갈 때 우리나라에 대해 외교적 언어를 넘는 무례한 언행이나 요구, 국정간섭을 하지 못할 것입니다.


  워렌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 거물로 꼽히는 로저스홀딩스의 짐 로저스 회장은 “일본은 추락하고 있고 한국은 올라가고 있다. 아베 한국의 통일을 막으려 무역분쟁을 일으켰다. 남북한 기득권층은 자신의 이익과 권력유지를 위해 통일을 반대한다. 선진국들도 민주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공산경제가 섞여있다고 보면 된다. 그 비율과 강제성장, 수요층의 비율 정도만 다를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짐 로저스 회장이 최근 불거진 일본의 한국수출 규제를 두고, 이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한국의 통일을 늦추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아베는 한반도 개방을 늦추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이라는 새로운 개척지를 통해 일본보다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일본은 비용이 높은 사업이 많은데 반해 부채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고, 10년 가량 인구가 줄어들고 있으며 이 같은 감소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일본의 미래는 긍정적이지 않다고 했습니다.

  한편 북한은 일본에는 없는 많은 천연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인건비가 낮고 훈련과 교육을 잘 받은 노동력을 갖추고 있고, 남한의 여성 인구 부족으로 인한 성비 불균형 문제를 북한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이는 남북 모두에게 상호이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 개방 후 한반도는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 인도를 제치고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리는 장소가 될 것”이라며, “북한의 경제 개방으로 한국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북한은 ‘하얀 도화지’와 다름없다”며 “무엇이든 그릴 수 있다”, “전력과 철도, 도로 등이 깔리고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서 엄청난 경제 붐이 일 것”이란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로저스 회장은 통일 후 상당기간 경제적 부침을 겪었던 독일과 한국은 상황이 달라 한국은 통일비용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통일 독일은 이웃인 헝가리나 체코, 러시아 등이 투자금을 댈 여유가 없었지만, 한반도는 중국, 러시아, 일본, 미국, 싱가포르 등 주변국이 뭉칫돈을 싸들고 (투자를) 기다리고 있다며 다만 각국의 대북 투자는 북한의 비핵화에 따른 국제 제재가 풀려야 가능하므로 변수는 북한의 비핵화라고 했습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의 개방이 한국을 위해, 동북아를 위해, 아시아를 위해, 세계를 위해 일어날 수 있는 최고 좋은 소식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이 한반도에서 5000년을 잘살고 있었고, 미군이 한국에 주둔한 지는 70년이다. 그런데 왜 한국이 스스로의 운명을 자기 손에 움켜쥐고, 자기의 운명을 결정하면서 사는 삶을 선택하지 않나? 왜 미국이 하라는 대로 하는 그런 삶을 살고, 미국이 그렇게 하도록 두나? 북한이 개방된다면 한국은 앞으로 10년에서 2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신나는 흥분된 그런 장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그걸 왜 한국인들이 반대하나? 물론 반대하면서 뭔가 얻는 게 있으니까 그렇긴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개방됐을 때 한국이, 세계가 이렇게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인식하고 한국인들이 반드시 지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했습니다.


  우리가 무력침략, 경제침략보다 더 무서운 사상침략을 당해 강대국에 의존하지 않고는 우리가 생존할 수 없다는 의존중독, 패배중독에 빠져 미국인인 로저스 회장까지 알고 지적하는 우리의 능력과 잠재력을 스스로 비하하면서, 내외로 우리의 평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이제까지 없었던 이런 호기회를 소모적인 논쟁으로 놓치는 우를 범한다면 우리는 후손에게 큰 죄인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