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정법원- 재판 상대방의 위해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사자 및 증인의 특별보호를 위한 내부규정’을 만들어 22일부터 시행

 

갈라서는 날까지 싸우는 사람들 때문에… 법원경비 등이 재판때 보호-이혼법정 보디가드

서울가정법원 전국 첫 시행 

[ 2011-08-23 ]

 

유산 상속 문제로 소송을 벌여오던 이복 형 A 씨와 심하게 다툰 B 씨는 재판이 끝난 후 차에 올라타다 봉변을 당했다.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A 씨가 차에 올라타려던 B 씨를 차 밖으로 끌어냈기 때문. 두 사람은 몸싸움을 벌이다 경찰에 입건됐다. 당사자 간 감정 다툼과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경우가 많은 가사 재판이 끝난 뒤 법원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서울가정법원이 재판 상대방의 위해로부터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당사자 및 증인의 특별보호를 위한 내부규정’을 만들어 22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법원이 그동안 증인을 보호하기 위해 절차와 제도를 정비한 사례는 있었으나 재판을 받는 당사자를 보호하기 위해 내부규정을 만들고 시행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법관 통로를 이용해 당사자를 분리

 

법원은 내규에서 “가사사건을 담당한 재판장은 당사자 및 증인의 의사, 사건 내용, 사건 관계인의 성격과 행동, 태도 등을 고려해 특별한 신변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직권으로 특별보호 대상자를 지정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재판장이 특별보호 대상자를 지정할 경우 법원 관계자가 보호 대상자를 사전에 접촉한 뒤 특정한 시각과 장소에서 만나게 된다. 직원전용 출입통로로 이동하고 법관전용출입문을 이용해 법정으로 출입하도록 할 예정이다. 재판 도중에도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보호대상자 바로 옆에서 보호한다. 재판이 끝나면 법원경위나 경비관리대원이 상황에 따라 안전이 확인되는 특정한 장소까지 동행한 다음 배웅하게 한다. 다음 기일에 대한 사전 약속도 하게 한다.

 

○ 사설 경호원 대동해 법정 나오기도 법원이 이런 내규를 제정한 것은 이혼·친자 확인·유산상속 등 가사사건이 가진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부부나 친족 간 내밀하고 민감한 사실이 법정에서 드러나면 순간적으로 감정이 폭발해 재판 당사자 사이에 서로 위해를 입히거나 입을 우려가 크다고 본 것.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서모 씨(38)는 “법정에서 재판장에게 말을 할 때 피고석에 앉아 있는 남편이 ‘재판 끝나고 보자’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으면 가슴이 떨려 제대로 말하기가 어렵다”고 털어놨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법정에 출석하는 당사자나 증인의 경우 위협에 대비해 사설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나타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부나 친족 간 법정 다툼에서 촉발된 분노가 제어되지 않고 곧바로 표출될 경우 심각한 범죄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부인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경남의 모 대학교수 강모 씨(52) 역시 협의이혼 소송 중이었다. 2009년에는 100억 원대 재산을 두고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던 이모 씨(42)가 일부러 사고를 내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