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해·잘자요' 문자 부정의 증거…이혼사유"

[서울가정법원: 2010.10.11 ]

 

간통의 직접 증거가 없어도 다른 이성과 은밀한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면 이혼의 근거가 된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단독 염우영 판사는 김모 씨가 남편 박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이혼 및 재산분할 청구소송에서 두 사람의 이혼을 허가하는 동시에 박씨로 하여금 위자료 5000만원을 지급하고 아파트와 토지 지분의 절반을 김씨에게 이전하도록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가 다른 여성과 주고받은 문자 메시지의 내용 등에 비춰보면 그가 부정한 행위를 했다고 미루어 판단할 수 있다”며 “박씨 부부의 혼인 생활은 회복할 수 없는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고 그 근본 원인은 박씨의 부정행위와 폭력행사에 있으므로 이혼 사유”라고 밝혔다. “민법이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인 ‘배우자의 부정한 행위’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며 혼외 성관계에 이르지 않더라도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않은 일체의 부정한 행위를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1970년대 초반에 결혼한 박씨 부부는 2차례 이혼했다가 재결합했는데 김씨는 박씨가 자신을 상습적으로 폭행한다는 이유로 법원에서 접근금지 결정을 받아내기도 하는 등 불화를 겪었다.

 

박씨는 지난해 5∼8월 다른 여성과 ‘당신 사랑해’, ‘여보 잘 자요’, ‘헤어진 지 이틀 됐는데 보고 싶어 혼났네’ 등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고, 김씨는 남편의 외도와 폭행 등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냈다.

 

가사9단독 강규태 판사도 중국인 이모 씨가 부인 박모 씨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정모(남)씨가 박씨에게 보낸 ‘사랑해’, ‘안보이니 허전하다’ 등 문자 메시지를 증거로 인정해 박씨가 이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주고 이혼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정씨가 보낸 문자 메시지의 내용이나 이혼 소송 중에 박씨와 정씨가 동거한 점 등에 비춰보면 두 사람이 간통한 것으로 충분히 인정된다”며 “박씨의 부정행위로 결혼이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에 이르렀으므로 이혼 사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