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확정 이혼판결 국내서도 유효"…이혼訴 각하

[ 서울가정법원 :2011/02/02]

 

서울가정법원 가사2부(임채웅 부장판사)는 미국 법원에서 이혼 확정판결을 받은 A(42)씨가 국내에서 아내 B(38.여)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친권자 소송을 각하했다고 2일 밝혔다.

 

각하(却下)란 심리 후 청구 내용을 받아들이지 않는 기각과는 달리,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재판부가 아예 심리 자체를 거절한 재판을 의미한다.

 

재판부는 "우리 사법체계의 힘을 빌어 미국 사법절차에서 확인된 바에 반하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이번 소송을 제기한 것이며 이는 사법기능의 혼란ㆍ마비를 조성하는 소권(訴權)의 행사로써 권리남용에 해당돼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주장을 판단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미국법원의 판단에 대해 심리하는 결과가 되므로 매우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법원이 한국법원의 판단을 상당히 존중하는 점에 비춰 우리도 미국 법원의 판결을 그에 상응하는 정도로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B씨는 친권자ㆍ양육자로서 자녀를 보호할 권리의무가 있지만 A씨는 자녀를 양육할 정당한 권리가 없다"며 "A씨는 아이들을 B씨에게 인도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02년 B씨와 결혼 후 미국으로 건너가 2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아내에 대한 수차례에 걸친 폭행으로 미국법에 의해 제재와 접근금지명령 등을 받았다.

 

이후 A씨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낸 B씨는 소송 중 자녀의 양육 및 친권자로서 아이들을 보호하고 있었는데 A씨는 아내의 동의는 물론 미국법원의 허가를 받지 않고 아이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와버렸다.

 

A씨의 귀국 후 미국법원은 B씨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여 `두 사람은 이혼하고 B씨가 자녀들의 단독 친권 및 양육권을 갖는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했고, 이는 미국 항소법원이 A씨의 항소를 기각함으로써 확정됐다.

 

A씨는 미국법원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B씨를 상대로 이혼 및 친권 및 양육자 지정 청구 소송을 한국 법원에 냈으며, B씨도 A씨를 상대로 자녀들의 인도를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