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 차림 성행위 애니메이션도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대법원 첫 판결'청소년성보호법 위반' 징역형 확정

[대법 : 2019-05-30. 2015863]

 

교복을 입은 등장인물이 성행위를 하는 애니메이션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금지하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청소년성보호법이 규정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은 사회 평균인 시각에서 명백히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라고 해석 기준을 제시했다. 대법원이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의 판단 기준을 설시한 것은 처음이다.

 

대법원 형사3(주심 김재형 대법관)30일 청소년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15863).

 

A씨는 20132월과 5월 교복을 입은 여고생이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2건을 인터넷 웹하드 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청소년성보호법이 규정하는 '아동·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이란 사회 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보아 명백하게 청소년으로 인식될 수 있는 표현물을 의미한다""이는 개별적인 사안에서 표현물이 나타내고 있는 인물의 외모와 신체발육에 대한 묘사, 음성 또는 말투, 복장, 상황 설정, 영상물의 배경이나 줄거리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A씨가 게시한 동영상들은 고등학생으로 설정된 주인공들이 교복을 입고 등장해 주인공이 학교 화장실, 옥상 등에서 성관계를 갖는 내용의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며 "애니메이션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경우에는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에 해당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2심도 "애니메이션 등장인물의 외관이 19세 미만인 것으로 보이고, 극중 설정도 아동·청소년에 해당한다"A씨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156월 청소년성보호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성인이 미성년자를 연기한 음란물도 아청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2013헌가17).

 

당시 헌재는 "음란물에 등장하는 사람이 성인이나 가상의 인물이더라도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하는 표현물을 지속적으로 유포·접촉한다면 아동·청소년의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태도를 형성할 수 있어 이런 음란물 배포 등에 대해 중한 형벌로 다스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으로 처벌받는 경우는 실제로 아동·청소년이 나오지 않더라도 아동·청소년을 상대로 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과잉금지원칙에도 위반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