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에 물사마귀 제거 시술 시켜도 의료법 위반 아니다

[대법: 2019-08-28. 20197082).]

 

대법원, ‘위법성 조각무죄 확정

 

의사가 간호조무사에게 물사마귀 제거 시술을 맡겼더라도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부작용이 거의 없는 간단한 시술이라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거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것이다.

 

대법원 형사1(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97082).

 

A씨는 20166월 알레르기성 접촉성 피부염 증상으로 진료를 받은 만 3세 아동 환자가 그해 9월 같은 증상으로 병원을 재방문하자 간호조무사 C씨에게 전염성 연속증(일명 물사마귀) 제거 시술을 하게 했다.

 

검찰은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간호조무사의 물사마귀 제거 시술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A씨를 기소했다.

 

A씨는 "물사마귀 제거는 간단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시술로 의사가 직접 할 필요가 없다""의사인 내가 충분히 진료한 후 간호조무사에게 시술을 지시한 것이므로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맞섰다.

 

1,2심은 "물사마귀 제거 시술은 의학적 전문지식에 바탕한 질병의 치료행위 내지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서 의료법 제271항에 규정된 의료행위에 해당된다"면서도 "의사는 비의료인인 간호조무사에게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 진료의 보조행위를 하도록 지시하거나 위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물사마귀 제거 시술은 전문적인 의학적 판단이나 기술을 요하지 않는 간단한 행위일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한 후유증 내지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다""간호조무사가 진료보조 행위로서 행하는 시술 과정에 있어 의사가 입회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만 하는 것이 허용되고, 이 사건도 그와 같은 일반적인 지도·감독이 이뤄졌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시술은 성격상 의사만 할 수 있는 진료행위가 아닌 간호사 내지 간호조무사가 의사의 적절한 지도·감독하에 진료보조 행위로서 수행가능한 업무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여지가 크다"면서 "따라서 의료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거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