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힙합가수 키디비 성적 모욕블랙넛 징역형 집행유예 확정

(대법: 2019.12.12.선고 201912168 판결)


 힙합음악 이유로 모욕행위 용인 안돼”“그건 힙합이 아니라 성적 모욕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당한 제한

    

대법원 제2(주심 김상환 대법관)1212일 동료 여자 합합 가수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내용의 자작곡을 발표해 공연한 힙합 가수 블랙넛(본명 김대웅 · 30)에 대한 상고심(201912168)에서 블랙넛의 상고를 기각, 모욕죄 유죄를 인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블랙넛은 자신보다 먼저 가요계에 데뷔한 힙합 가수 키디비(본명 김보미 · 28)가 소탈한 성격과 노래 실력으로 인기를 끌자, 2016115일경 자작곡인 '인디고 차일드(Indigo Child)'라는 곡을 발매하면서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를 사용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키디비가 20163월경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여 이와 같은 작사 행위에 대하여 문제를 제기하여 그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2017430일경 신곡 '투 리얼(Too Real)'을 작사하면서 다시 키디비를 성적으로 모욕하는 가사를 사용한 뒤 소속사를 통해 이 곡을 각종 음원 사이트에 발매하여 공연히 키디비를 모욕한 혐의로 기소됐다.

 

블랙넛은 또 20162월부터 20179월까지 4차례의 공연 도중 키디비 이름을 언급하며 성적 모욕감을 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키디비가 SNS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자 '김치녀(책임과 의무를 외면한 채 상식을 벗어난 행동이나 말을 하면서 권리 타령을 하는 한국 여성)'을 의미하는 김칫국물을 떨어뜨린 후 이를 사진 촬영하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뒤 키디비의 인스타그램 주소를 해시 태그(Hash Tag)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키디비는 201710월경 블랙넛을 고소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무런 친분 관계없는 피해자를 자신의 목적을 위해 노래 가사에 끌어 들인 점, 피고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 표현 방식과 내용이 매우 저속한 점, 피고인은 피해자의 인격권 중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한 점, 피고인의 행위가 공공의 이익과는 무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힙합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각 행위가 예술의 자유의 범위 내에 있어 모욕죄를 구성하지 아니한다거나,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피고인은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에서, 피해자에 관한 가사를 힙합 음악에서의 소위 '디스'의 일종으로서 쓴 것은 아니고 선정적인 표현을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보다 와닿게 전달하고 피해자를 특정하여 지칭함으로써 공감대를 향상시키려는 등의 목적이었다고 진술한 바 있으나, 피해자를 노골적으로 성적 욕망 해소의 대상으로 특정하여 지칭하거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공연 과정에서 저속한 행위까지 곁들이는 등의 표현이, 피고인이 하는 노래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공감대를 얻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고 보이지 않고, 설령 그와 같은 필요성이 다소나마 있었다고 할지라도 이를 위해 피해자의 명예를 침해하는 것까지 정당화된다고 볼 수 없음은 자명하다"고 지적하고, "피해자가 힙합 음악을 하면서 인지도를 얻은 가수라고 할지라도 음악과 무관한 성적 비하 등의 모욕을 감내해야 할 이유는 전혀 없으며, 힙합 음악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힙합 음악의 형식을 빌린 모욕행위가 다른 예술분야와 달리 특별히 용인된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따라서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하여 한 모욕행위들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것으로서 사회상규에 반하여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모욕죄의 성립 및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이 사건 모욕죄의 인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당한 제한이라며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상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