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자대표회의도 주민에 비용 청구 가능

아파트 입주민 80%이상 동의 받은 공용부분 변경 공사

[대법원2017-03-16]

 

구분소유자 80% 이상이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는 난방방식 변경공사에 동의한다는 서면을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제출한 때에는 입주자대표회의도 해당 업무를 처리하고 입주민을 상대로 직접 업무처리비용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그동안 아파트 관리단이 아닌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 변경 등에 관한 업무를 처리하고 관련 비용을 입주민에게 청구할 권한이 있는지와 관련해 하급심 판결이 엇갈려 왔는데 대법원이 그 기준을 제시한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민 B씨를 상대로 낸 관리비 청구소송(대법원 2017.3.16.선고 2015다357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경기도 안산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2008년 6월 아파트 난방을 개별난방에서 지역난방으로 변경하기 위해 입주민 80%의 동의를 얻어 공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공사대금 47억원을 대출받았다. 입주자대표회의는 2008년 12월 각 세대의 면적비율에 비례해 공사대금을 분담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입주민 B씨가 분담금 납부를 거부했고, 대표회의는 2012년 9월 B씨를 상대로 "미납 분담금 210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아파트 등 집합건물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는 구분소유자 전원으로 법률상 당연하게 성립하는 관리단에 귀속되고, 그 변경에 관한 사항은 관리단집회에서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4분의 3 이상의 결의(집합건물법 제15조 1항) 또는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5분의 4 이상의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집합건물법 제41조 1항)로써 결정하는 것"이라며 "관리단은 이 같은 방법에 의한 결정으로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아래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직접 수행할 수 있음은 물론 타인에게 위임해 처리할 수 있고, 집합건물이 일정 규모 이상의 공동주택에 해당해 입주자대표회의가 구성돼 있는 경우라면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해 처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집합건물의 구분소유자 및 의결권의 각 5분의 4 이상이 난방방식 변경과 같이 공용부분 변경에 해당하는 공사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서면동의서를 입주자대표회의 앞으로 제출하고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가 그 업무를 처리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합건물 관리단이 집합건물법 제41조 1항에서 정한 구분소유자들의 서면동의로써 입주자대표회의에 그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포괄적으로 위임한 것으로 봐야 하고,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처리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청구 권한도 함께 수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입주자대표회의가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체납된 비용을 추심하기 위해 직접 자기 이름으로 그 비용에 관한 재판상 청구를 하는 것은 임의적 소송신탁에 해당하는데, 임의적 소송신탁은 원칙적으로는 허용되지 않지만 민사소송법 제87조에서 정한 변호사대리의 원칙이나 신탁법 제6조에서 정한 소송신탁의 금지 등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적인 것이 아니고 이를 인정할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제한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면서 "구분소유자들의 비용 부담 하에 집합건물의 관리단이 입주자대표회의에 위임해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와 필요가 있고, 그러한 업무처리방식이 일반적인 거래현실인 점 등을 고려할 때 관리단으로부터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은 입주자대표회의는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자기 이름으로 소를 제기해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권한이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과 2심은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 관리단이 아니어서 분담금 지급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집합건물법 제15조 제1항에서 정한 특별결의나 집합건물법 제41조 제1항에서 정한 서면이나 전자적 방법 등에 의한 합의의 방법으로 집합건물의 관리단으로부터 공용부분 변경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은 입주자대표회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구분소유자들을 상대로 자기 이름으로 소를 제기하여 공용부분 변경에 따른 비용을 청구할 권한이 있다고 한 사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