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2005-02-03 22:35]  

호주제의 헌법불합치 결정으로 남성 가장에게 일방적인 권위와 책임을 부과했던 호주제 대신 남녀가 평등한 가족 개념이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Q: 무엇이 달라지나.

A: 호주제가 폐지되고 호적제도를 다른 방식으로 대체한다고 해서 개개인의 일상생활에서 바뀌는 것은 없다. 그러나 남아선호 사상이나 가족 간 주종관계 같은 우리의 의식은 크게 개선될 것이다. 실제적으로 이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도 자식이 남편의 호적에 그대로 남아 있어 피해를 보는 경우는 없어진다.

Q: 남편의 외도로 얻은 아들이 자신의 동의 없이 호적에 올라있는데….

A: 남편이 사망한 뒤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한 남자아이가 아내와 딸들의 법적 보호자가 되는 웃지 못할 상황은 없어진다. 호주는 남자가 승계하고 남자가 없을 경우에만 여성이 승계하도록 돼 있으나 호주 승계 순위가 아예 폐지된다.

Q: 성(姓)을 바꿀 수 있게 되나.

A: 현행 민법에는 ‘자녀는 아버지의 성과 본(本)을 따르고 아버지 집안에 입적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 중 호주제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조항은 ‘자(子)의 부가(父家) 입적 조항’이고 이번에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것이다. ‘자의 성과 본 조항’은 호주제와 별개로 위헌심판이 진행 중이다. 그러나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개정안이 확정되면 성을 바꿀 수 있다.

Q: 가족이 해체되나.

A: 호주제 폐지 전에는 가족의 범위가 호주를 기본으로 해 호주의 배우자, 혈족과 그 배우자, 그 가(家)에 입적한 자였다. 호주 개념이 없어지면 차남이나 결혼한 딸이 가족 범위에 포함된다.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 며느리와 사위, 장인 장모, 시부모, 처남 처제까지 가족이다.

Q: 신분등록은 어떻게 하나.

A: 호적을 대신할 신분등록부의 형태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대법원은 ‘혼합형 1인 1적 가족부’를, 법무부는 ‘개인 기준의 가족기록부’를 국회에 제출했다. 2년여의 유예기간에 논의와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Q: 족보는 사라지나.

A: 호적은 국민 개개인의 신분사항을 증명하는 국가의 공문서이고 족보는 문중의 가계를 기록하는 사적인 기록부다. 공문서인 호적만 없어지며 족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