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가정폭력 가해자에겐 가족관계증명서류 발급 일부 제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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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가정폭력 가해자에겐 가족관계증명서류 발급 일부 제한해야"
[ 헌재 : 2020-08-28. 2018헌마927 ]
가족관계에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1항 '헌법불합치' 결정
직계혈족이면 누구나 가족관계증명서를 청구해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직계혈족이라도 가정폭력 가해자라면 가족관계증명서류 발급을 제한해 가족의 개인정보에 접근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28일 가정폭력 피해자 A씨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 1항은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2018헌마927)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헌재는 내년 12월 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하라고 입법개선 시한을 못박았다.
A씨는 배우자 B씨의 가정폭력 때문에 이혼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B씨는 A씨에 대해 접근금지 및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을 금지한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B씨가 이를 지키지 않고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로 협박을 계속하자 A씨는 자신의 주소를 알 수 없도록 이름을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A씨는 자신이 개명을 해도 전 배우자가 자녀 명의로 가족관계증명서를 떼 양육자인 자신의 개인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A씨는 "가정폭력을 일삼는 전 배우자가 아이를 기준으로 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뗄 수 없도록 제한하는 조항을 만들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가족의 개인정보를 알게 해서는 안 되고, 오남용과 유출 우려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가정폭력 피해자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별도의 조치를 마련하고 있지 않아 가해자는 언제든지 그 자녀 명의의 가족관계증명서 및 기본증명서를 교부받아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정폭력 가해자라고 하더라도 자녀의 이익이나 정당한 알권리의 충족 등을 이유로 자녀 명의의 가족관계증명서와 기본증명서를 청구하는 경우 등 부당한 목적이 없음을 구체적으로 소명한 경우에만 발급하도록 하고 이 경우에도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하는 등의 대안적 조치를 마련함으로써 해결이 충분히 가능하다" 설명했다.
다만 "이 조항에 대해 단순 위헌 결정을 할 경우 가정폭력 가해자가 아닌 직계혈족까지도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하지 못하게 되므로 2021년 12월 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위헌성을 제거하고 합리적인 내용으로 법률을 개정할 때까지 이를 계속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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