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건강보험공단의 피해자 손배채권 대위 범위, 가해자 책임비율에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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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공단의 피해자 손배채권 대위 범위, 가해자 책임비율에 한정"
피해자 손해액에서 공단 부담금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이 합리적
대법원, "공단이 부담한 금액 전부 대위할 수 있다"고 본 기존 판례 변경
[대법 : 2021-03-18. 2018다287935]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사고 피해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뒤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손해배상채권을 대위 행사하는 경우 그 범위는 '공단이 부담한 금액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피해자를 대위할 수 없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피해자의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액은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공단이 부담한 금액 전부를 대위할 수 있다'고 본 기존 대법원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8일 A씨가 B씨 등을 상대로 낸 보험금 등 청구소송(2018다28793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12년 6월 술에 취한 B씨가 운전하던 오토바이에 부딪혀 사지마비 등 상해를 입었다. A씨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보험급여를 받아 치료를 받은 후 당시 미성년자인 B씨와 그의 부모 등을 상대로 치료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보험급여를 받은 A씨에게도 사고발생의 책임이 있는 경우 '손해액을 우선 과실상계한 다음 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를 전부 공제(과실상계 후 공제)해야 하는지', 아니면 '손해액에서 우선 보험급여를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를 해야 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국민건강보험법 제58조는 '공단은 제3자의 행위로 보험급여사유가 생겨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에게 보험급여를 한 경우에는 급여에 들어간 비용 한도에서 제3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를 얻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에 따르면 공단은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100%를 대위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반면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에 따르면 공단의 대위 범위는 공단이 지급한 보험급여 중 가해자의 책임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제한된다.
예를들어 20%의 과실 책임이 있는 피해자가 1000만원의 치료비를 부담하면서 본인 부담금은 400만원, 공단 부담금은 600만원이 들어간 경우, '과실상계 후 공제' 방식을 적용하면 피해자는 1000만원에서 우선 20% 과실을 상계해야 한다. 이후 800만원 중 공단 부담금 600만원은 제외하고, 나머지 200만원만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공단은 부담금 600만원 전액을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다. 결국 1000만원 중 가해자는 800만원, 피해자는 200만원, 공단은 0원을 부담하는 것이다.
그러나 '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을 적용하면 피해자는 1000만원에서 공단 부담금 600만원을 우선 제외하고, 나머지 400만원에서 20% 과실을 상계한 320만원을 가해자에게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 공단 역시 600만원에서 20%를 과실상계해 가해자에게는 480만원만 구상할 수 있다. 결국 가해자가 800만원, 공단이 120만원, 피해자가 80만원씩 부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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